top of page

러시아, NATO 감시 '대형 레이더 기지' 건설 중

현지용 기자

2025년 8월 23일

칼리닌그라드에 지름 1.6km 레이더 기지 건설
NATO 최전방 폴란드, 리투아니아 사이 한복판
전파 감시·방해, 정찰, 핵잠수함 통신, 방공망 교란 가능
우크라 침공에 발트3국·폴란드 위기…핀란드 NATO 가입
러시아 확장 억제 NATO "칼리닌그라드 신속히 무력화"

지난해 9월 17일 MAXAR 위성 이미지로 촬영된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 체르냐홉스크(Черняховск) 남부 인근 레이더 기지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Tochnyi.info
지난해 9월 17일 MAXAR 위성 이미지로 촬영된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 체르냐홉스크(Черняховск) 남부 인근 레이더 기지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Tochnyi.info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 주에 '대형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나,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 및 미국을 향한 러시아의 군사력 투사가 확장될 것이란 위기가 커지고 있다.


Tochnyi.info 프로젝트 연구진들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 체르냐홉스크(Черняховск)로부터 남쪽으로 약 8km 떨어진 곳에 대규모 레이더 기지가 건설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건설 시작 시기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1년 후인 2023년 3월 18일로 추정됐다.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한 월경지로 발트해를 접하고 있다. 이곳은 역사적으로 독일인들이 대다수였으나, 나치 독일의 패망 후 소련의 점령으로 러시아계가 대부분을 구성했다.


특히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가 시리아의 지중해 항구도시 라타키아에 공군·해군 기지를 건설해 중동 전역에 군사력을 투입한 것처럼, 러시아의 공군 및 해군, 미사일 플랫폼이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은 발트 3국과 스칸디나비아 3국, 폴란드와 독일 등 유럽 전역에 S-400 등 첨단 방공 시스템과 핵무기를 탑재한 이스칸데르 미사일 플랫폼 등 군사력을 즉시 투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칼리닌그라드는 NATO의 최우선 경계 지역 중 하나로 여겨진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 체르냐홉스크(Черняховск) 남부 인근 레이더 기지 건설 경과를 위성으로 촬영한 모습. 사진=Tochnyi.info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 체르냐홉스크(Черняховск) 남부 인근 레이더 기지 건설 경과를 위성으로 촬영한 모습. 사진=Tochnyi.info

미국 지질 조사국(USGS)에서 운영하는 EarthExplorer 등 위성사진 플랫폼을 통해 확인한 결과, 러시아가 건설 중인 해당 레이더 기지에는 동심원 패턴과 방사형 카날, 검문소, 체르냐홉스크 및 인근 공항까지 연결되는 도로 또한 건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Tochnyi.info 측은 해당 레이더 기지의 이러한 원형 형태에 대해 "중앙 무선 정보 수집 또는 통신용으로 설계된 군용 등급 안테나 배열, 즉 원형 배치 안테나 배열(CDAA)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CDAA는 여러 개의 동심원 열로 배열된 수직 모노폴 안테나의 대규모 배열로 무선 주파수 신호의 방향을 감지하도록 설계된다. 해당 구조는 미·소 냉전 동안 방향 탐지, 전자 정찰, 수중 통신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러한 구조는 초장거리 탐색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감지 범위는 최대 7400km까지 추산되며, 대륙간 무선 신호 모니터링도 가능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또 초저주파(VLF) 및 저주파(LF) 대역을 사용할 경우 발트해와 북해, 북대서양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의 핵잠수함에도 지속적인 통신을 제공할 수 있다.


코페르니쿠스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촬영된 해당 지역의 이미지. 사진=Tochnyi.info
코페르니쿠스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촬영된 해당 지역의 이미지. 사진=Tochnyi.info

러시아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면서 안보지형이 재편된 것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핀란드는 소련의 침공인 겨울전쟁 패전 이후 1948년부터 NATO, 소련 및 후신인 러시아와 군사 비동맹 노선을 유지해 중립적 위치인 '회색지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닿은 발트 3국과 핀란드, NATO 최전선인 폴란드, 러시아아 발트해를 맞닿은 스칸디나비아 3국은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러시아의 침공 및 군사 위협 대상에 오르게 됐다.


이로 인해 NATO 및 영향권 국가들의 재무장 및 안보 지형 재편이 불가피해지면서, 핀란드는 2023년 4월 NATO에 가입했다. 러시아는 안보지형상 회색지대이던 핀란드까지 NATO에 가입해, NATO에 의한 발트해 봉쇄가 현실화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핀란드의 NATO 가입 확정이 논의되던 1개월 전인 당해 3월부터 해당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불가리아에서 NATO 훈련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 =NATO 언론 서비스
2023년 불가리아에서 NATO 훈련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 =NATO 언론 서비스

Tochnyi.info는 해당 레이더 기지를 '푸틴의 귀'라 빗대며 "러시아의 전략적 신호 정보 및 통신 체계의 핵심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냉전 시대 기술과 현대 군사 교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며, NATO 관문에서 불과 25km 떨어진 곳에서 핵심 감시 및 정보 자산으로 활용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러시아의 이러한 대(對) NATO 전략에 대비하고자, NATO는 전쟁 발발 즉시 칼리닌그라드를 신속히 무력화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미국은 육군 및 NATO 동맹국과 표준화된 데이터 기반 시스템, 공통 발사대 및 클라우드 기반 조정을 긴급히 개발하고 있다.


크리스 도나휴(Chris Donahue) 미합중국 제35대 유럽-아프리카육군사령관은 지난달 17일 독일 비스바덴에서 열린 미국 유럽 지상군 심포지엄인 'LandEuro' 컨퍼런스에서 "전례 없이 짧은 시간 안에,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육지에서 칼리닌그라드를 파괴하고 무력화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라고 밝혔다.

bottom of page